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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핸코스 추천 여행지 '부산 해운대 동백섬'
동백섬 순환로를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유유자적’이라고 합니다. 부산의 공기를 매일 마시고 사는 시민이건, KTX나 새마을호 기차를 타고 온 여행자건, 동남아에서 한국을 찾은 단체 관광객이건, 서두르지 않고 저마다의 속도와 보폭으로 산책로를 걷는다고 합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으니 유모차를 밀고 가는 부부도 자주 눈에 띈다고 합니다. 홑동백, 겹동백, 백동백 등 다양한 종류의 동백꽃이 사과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에는 어김없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저마다의 가슴에 너무 짧아서 아쉽기만 한 봄날을 담는다고 합니다.
동백섬 산책로에선 길바닥에 떨어진 동백꽃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고개를 돌려 울타리 안을 들여다보니 모두 거기에 모여 있다고 합니다.
산책로를 청소하는 분들이 땅에 떨어진 동백꽃이 사람들의 운동화나 구둣발에 밟혀 비명이라도 지를까봐 보이는 족족 빗자루로 쓸어 울타리 뒤로 넘겨버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히 동백꽃의 찬란한 무덤이 거기에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동백은 두 번 핀다고 합니다. 한 번은 나무에 매달린 채 활짝 피었다가, 죽을 때는 한 잎 두 잎 쩨쩨하게 흩날리지 않고 송두리째 떨어져 땅에서 한 번 더 꽃을 피워낸다고 합니다.
이처럼 선이 굵은 모습을 보이기에, 삶의 연장을 위해 비굴하게 굴지 않기에 사람들은 동백꽃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이쯤에서 조선 세종 때 집현전 학사였던 성삼문이 동백꽃을 소재로 지은 한시 한 수를 떠올린다고 합니다.
한겨울의 자태를 사랑하는데
반쯤 필 때가 가장 좋은 때네 피지 않았을 땐 피지 않을까 두렵고 활짝 피면 도리어 시들어버리려 하네-기태완, 《꽃, 들여다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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